모셔온 글/향기나는 글

궤나 (김왕노)

담장밑제비꽃 2014. 4. 23. 12:29

 

궤나/ 김왕노

 

정강이뼈로 만든 악기가 있다고 한다.

사랑하는 사람이 죽으면 그 정강이뼈로 만든 악기

 

그리워질 때면 그립다고 부는 궤나

그리움보다 더 깊고 길게 부는 궤나

들판의 노을을 붉게 흩어 놓는 궤나 소리

집으로 돌아가지 못한 짐승들을 울게 하는 소리

 

오늘은 이 거리를 가는데 종일 정강이뼈가 아파

전생에 두고 온 누가

전생에 두고 온 내 정강이뼈를 불고 있나 보다

그립다 그립다고 종일 불고 있나 보다

 

 

시집『사랑, 그 백년에 대하여』 2010년. 천년의시작  

 

 김왕노 시인

 

경북 포항(옛 영일군 동해면 일월동) 출생

1992년 매일신문 신춘문예에 시「꿈의 체인점」당선

2002년 시집 『슬픔도 진화한다』

2006년 시집 『말달리자 아버지』

2003년 제8회 한국해양문학대상

2006년 제7회 박인환문학상

2008년 제3회 지리산문학상

2010년 시집 『사랑, 그 백년에 대하여』

  

[출처] 궤나 / 김왕노 |작성자 마경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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