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가 전하는 말
나는 참 재수 없는 놈이예요.
어느날 바람이 내게 와 좋은 곳으로 가자길래 엄마 곁을 떠나 덜렁 따라나섰지요.
녀석이 날 데려다 준 곳은 너덜겅이라는 듣도보도 못한 바위투성이만 있는 곳이네요.
날 어찌 살아라고...
그냥 바람을 원망하며 가만히 있을려고만 했어요.
그래도 아직은 세상이 살만한 곳인가봐요.
저를 딱하게 여긴 인심좋은 바위 하나가
제 살을 조금 벌리더니 그곳에 앉아 살아보라네요.
하늘만 바라보지 말고 너도 노력하라면서...
나는 불필요한 모든 것을 버렸어요.
과거의 따뜻했던 엄마 품, 시원한 그늘,
마음대로 먹을 수 있었던 물 등에 대한 추억들도...
내게 주어지는 모든걸 아꼈어요.
빗물, 못된 바람이 실어주는 먼지까지도...
오늘 난 아직은 미약하지만 이렇게 살고 있어요.
난 포기하지 않을거예요!!
다음에 다시 날 보러오세요.
시원한 그늘을 만들어 드릴께요...
2013. 8. 4 해운대 장산 7부능선 어느곳에서
출처 : 최동춘의 블로그
글쓴이 : 시지프스 원글보기
메모 :
'모셔온 글 > 향기나는 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오늘... (0) | 2015.03.06 |
---|---|
[스크랩] 어진 벗은 초승달과 같다 (0) | 2015.01.29 |
꿀과 계피가 만나면~~~ (0) | 2014.07.02 |
[스크랩] 나의 결혼 이야기 (0) | 2014.05.29 |
은퇴 후 함께 해외여행 가고 싶은 사람… 남성 91% "배우자"… 그런데 여성은? (0) | 2014.05.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