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을 많은 사람들이 붐비는 시간을 피해
1시 30분쯤 분식집에 들렀다
생각처럼 각각 두분이 식사 중이어서
거리래봐야 2미터도 안되지만
한 쪽에 자리를 잡고 수제비를 시키고 기다리고 있는데
70대 초 중반의 남자 여자분이 들어오시더니
마스크를 벗고 식당을 한 바퀴 돌고서는
남자분 뭐 시키꼬?
여자분 마싯는거 시키라!
여자분 목소리 쩡쩡
남자분 여기 마싯는기 어딨노~
김밥 싸시던 이모야가 휙~ 고개를 들리고
어머~ 마싯는 거 많습니다~!
여자분 맛싯는 거 많네
차돌백이 된장찌게 주이소
이모야가 주방에다 대고
차돌백이 둘~ 주문을 넣는데
여자분 내옆 테이블에 앉으며
한쪽 신발을 벗고 의자 위에다 발을 걸치고
발바닥을 손으로 만지작만지작 하면서
이모한테 차돌백이 된장찌겝니다이~!
확인을 한 번 하더니
잘못 시키지 말고~ 까지 한다
참 나원... 이 무슨~~
다른 손님은 안중에도 없는지
그 쩌렁쩌렁한 목소리로 남자분과 이야기를 한다
누굴 만났는데 손잡고 가더라
애인인 줄 알았는데 같이 산다꼬?
갸 보통이 아닌데 쌈시롱
드뎌 내 수제비가 나오고
뒤이어 차돌백이 된장찌게가 여자분 앞에 놓여지자
숟가락으로 휘휘저으며
차돌백이 맞제~~? 7천원...
턱을 치켜세워 올려다 보며 묻는다
하이고오~~~
머를 피하고 나니 머를 만난다더만
그놈의 앤인인지 부부인지 얘기는 계속 될것 같다
두 숟갈 뜨던 수제비를 싸달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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