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산행&여행 이야기
나의 살던 고향은~~~~
담장밑제비꽃
2015. 1. 2. 13:53
어릴적 엄마는 겨울 한철을 빼고는 늘 밭에 계셨다
흰 수건을 삼각모양으로 질끈 매시고
보리밭 고랑에서 호미로 땅도 북돋으고 독새(풀)을 매셨다
노루목을 넘어 처낭재를 지나서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만나는 엄마 모습이다
나는 늘 속으로 다짐한다
엄마가 불러도 절대 대답을 하지 않으리라고...ㅎㅎㅎ
실은 엄마도 제가 언제 오나 하고
몇번이고 건너편 처낭재쪽을 쳐다 보셨을 겁니다
엄마는 속으로 이러고 계셨을 걸요
밥 앉히고
감재도 좀 깎아 놓고
뭐도 좀하고...등등
우리 밭을 지날쯤이면 저는 잰걸음로
엄마는 목소리가 커지시고~~~
연아~이~~~
저는 귀를 막습니다
그리고 엄마의 다른 말이 나오기전에
제가 먼저 하는 말이 있습니다
안해~~~!
아니왜 우리 밭은 길가에 있는거냐고요~!
멀리 떨어져 있으면
부르지도 못할뿐더러
시키지도 못하실텐데 말입니다~~~ㅎㅎ
저도 바뿌다고요~~
고무줄도 해야하고
콩돌 줍기고 해야하고
땅따 묵기도 해야하고
귀를 막아도
다 들었습니다
때론 놀다가 잠들어서 못할때도 있었지만
대부분 시키시는걸 다 했었다는~~~~
언젠가 엄마한테
뭐하러 맨날 보리밭에 앉아서 나를 그리 불러댔대?
그 쪼깐 헌거 한테 .....
그때는 보리 한줌이라도 귀할땡께...
엄마의 눈시울이 금방 붉어집니다
초등학교 친구가
저네 건너편에 보이는 우리 동네 찍어서
카스에 올려 뒀더군요
옮겨 놓고 보니 우리 밭도 보이고 해서 잠시 횡설수설~~~
냇가 왼쪽 도로를 따라 오른쪽 첫집 뒤가 우리 논이라지요~~~*^^*
지금은 녹차밭으로 변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