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나만 아는 울 아들의 냄새.....
택배상자의 테프를 조심스레 띁었습니다.
아들 녀석의 냄새가 물씬 풍깁니다. 나만 아는 아들의 이 냄새....눈물이 왈칵쏱아집니다.
메고 갔던 가방이며. 신발. 티셔츠. 츄리닝..등등 사이로 여러 메모들이 보입니다.
요일별로 편지를 썼습니다.
4/26
우와~~군대시간 대박안가는듯 지금은 인성검사 하기전 옆의 친구한테 메모지빌려서 쓴다며
꿈 되게 많이꾸고 잠 제대로 못자다네요...
지구야 빨리 돌아가라 엉아 덜 힘들게.....
4/27
어제 잠을 잘못잤다.. 부모님생각 여자친구생각...
훈련안하고 쪼그려서 앉아있고 서있는게 더 힘든거 같다...
생각해보니 사진을 하나도 안들고 왔네요
가족사진. 여자친구사진 이뿐걸로 부탁해. 그리고 우표도.
우표없으면 편지한통 가는데 2주넘게 걸린답니다.
얼굴 하나 하나 머리속으로 떠올린다고 고생했네
4/28
하루종일 대기자세 너무 힘들다~~
맛있는것두 먹고싶고 보고 싶은 것두 많고
차라리 훈련이면 생각이라고 덜 할 텐데
입대하기전 엄마가 주신편지 왠지 눈물날것 같아서 아직 못 읽겠당...
내일 짐 싸기저에 꼭 읽어 봐야지!!
오늘도 파이팅!!!
4/29
집이 그립긴 그립다.
별것도 아닌것도 여기오니까 커보이고 그래 ㅠ ㅠ 엄마 아빠 보고 싶다
내일 짐싸서 보내는데 눈물 날거같다
좋은 소대원들 만나서 재밌게 지내고 있으니까 너무 걱정하지 말구
건강하게 잘 지내요~~
4/30
나 없다고 우울하게 보내면 안되요 아! 별로 신경 안쓰시려나? 보고 싶습니다.
여기 소대원들 모두 좋고 재밌고 그래서 딱히 힘든점은 없어요
사진올렸을 겁니다 확인해주시고 편지도 보내주세요.
그리고 여자 친구 좀 챙겨주세요
신경 안쓴다고 하면서 신경 쓰주실거 같아서 크게 걱정안해요.
엄마 아빠 사랑해요~ 동생도 사랑한다~
5/1
이제 곧 소포를 쌉니다. 엄마 편지를 방금 읽고 왔습니다.
엄마는 나 어릴적 모습을 다 기억하고 있네요
엄마가 나 믿듯이 나도 엄마 믿음에 보답하도록 할께요
화장실가서 엄마 편지보고 울었어요. 역시 난 감수성이 풍부해
나 많이 보고싶어도 참아요 잘 지낼테니까
부모님 건강이 제일 걱정되는데 나는 걱정하지 마세요
4대대 2중대 2소대 기억해주시구요
사랑해요 아빠 엄마 동생!
* 아들의 편지를 간단하게 아주 간단하게 옮겨적었습니다.
다른 동기들의 편지도 궁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