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장밑제비꽃 2014. 2. 12. 16:17

 

 

 

 

 

 

 

 

 

 

 

 

 

 

 

 

 

 

 

 

 

 

모처럼 부산에 눈이 펄펄내린 월요일

어제 일요일 남덕유가 아닌 삿갓봉에서의 설경에 충분히 반했지만

나이가 무색케 이나이에도 눈이 내리면 왜그리 맘이 설레는건지....

먼저 어릴적에 각인된 추억이 있다.

내가 자란곳은 하동 화개 도심이다.

마을앞에 냇가가 있고 마을 뒤로는 제법 큰 대나무밭이 마을을 빙 둘러싸고 병풍처럼 야트막한 산이 자리한곳...

마을건너로는 지리산 형제봉 자락이 턱 버티고 있는곳...

엄마를 따라 눈 오는날 친구네로 마실을 가는길 대나무위에 앉은 눈이 얼마나 예쁜 소리를 내던지...

허리를 펴지 못한 대나무는 바람이 불때마다 조금씩 몰래몰래 눈을 털어 내고

엄마가 연아~~ 부를때까지 기억이 나네요~~~

정말 딱 여기 까지 밖에는 기억이 없다는게 신기 합니다.

지금은 대나무밭도 다 없어지고 녹차밭으로 변하기도하고 우리 마을이 좋아서 터를 잡은 객지의 젊은부부들이 예쁜 집을 지어 살고 있습니다.

그런데 부산은 눈 구경 하기가 그리 쉬운게 아니더라구요

그러니 대밭의 어릴적 동화같은 추억을 다시 접하기에는 더더욱 어렵겠지요

퇴근하는데 짝지가 전화가 왔습니다

엄광산 눈이 장난아니다~!! 야간 산행갈래?

그러마하고 저도 반가운 화답을 했지요

근데 가만 생각해보니 저녁보단 새벽을 나을듯 했습니다.

날이 조금 밝으면 막찍사지만 설경을 담을수 있을거 같아서 말입니다.

짝지는 7시 20분쯤 출근 저는 8시 30분쯤 출근을 해야해서 새벽4시에 집을 나섰습니다.

어제 오후에 남은 산행 발자국이 아니면 어디가 길인지 잘 모를 만큼 많은 눈이 쌓였습니다.

바람한점 없는 새벽산행...

작은 렌턴을 각각 밝히며 걷는데 고라니 발자국도 보입니다~~~~~ ㅎㅎㅎ

소나무위에 솜처럼 얹혀있는 눈을 보며 빨리 날이 새기를 맘속으로 빌어보지만 겨우 5시 10분입니다

아무리 폰카를 들여대도 이뿐 설경은 쉽사리 찍을수 없었다는~~~

정상 정자에서 바라보는 남항 북항과 함께한 불빛에 감탄하며 몇컷~~~ 뭐...제대로는 아닙니다~~ ㅎㅎ

출근만 아니면 ~~~!!!

수정산쪽과 다 돌면 좋겠지만 정말 많은 아쉬움을 남기고 온 아침이었습니다.

속으론 짝지한테 내는 시간이 한시간 가량 더 여유가 있으니 혼자 내려가면 안될까? 입에서 맴맴~~^^

오늘 아침 1시간 늦춰서 다시 가쟀다가 짝지한테 정신이 있나 없나 소리만 실컷듣고....ㅠㅠㅠ

금욜 저녁 또 눈이 온다는 기상청 소리에 기대를 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