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살아내기
우연히 외진길을 들어서서 만난 벚나무
5년여 주말이면 빠지지 않다시피 다녔던 길인데도
16 년도 이즈음 봄에 만났다
친구가 보자마자 그랬다
아유~~ 살아 내느라 고생했다고
가지가 찢어져 땅에 드러누울망정
묵묵히 겨울을 견디고 봄을 맞아 꽃을 피우고
지나가던 나그네들에겐 바람과 그늘을 아낌없이 내주던
이 나무 한그루도 이럴진데
하물며 사람이야 마음 먹기에 따라 뭔들 못하고 못견딜까 싶었다
친구들하고 그랬다
나무를 만나서 이렇게 경외심이 드는건 처음이라고
봄마다 찾아와서 화보?를 찍자고
재작년
작년
드뎌 올해
설레이는 발걸음을 옮기며 멀리 보이는 벚나무를 향해 안녕~~ 여전 하네요~~
뭔가 허전했다 싶었는데
우리의 화관은 꽃과 잎이 시든채로 찢어져서 꼬꾸라져 있었다
모두 입만 벌린채 한동안 말을 못했다
뭔가가 와르르 무너져 내리는듯
서운함은 이루 말로 다 하기가 ...
두 가지중 한 가지는 이미 찢겨 나가고 없다
친구가 얼릉 찢겨진 가지를 세워서 돌로 받쳐봤다
가방을 아무리 뒤져보다도 묶어 줄만한게 없어서
임시 방편으로 물도 부어보고
살려내기를 마음속으로 나무한테 빌었다
뒤돌아 오던 마음이 얼마나 허전하던지...
나도 친구들도 한동안 말이없었다
하루 뒤
백양산으로 가는 약속을 포기하고
짝지랑 다시 들렀다
찢어진 곳에 물을 다시 붓고
노끈으로 꽁꽁 싸맸다
누군가 쉬어갈 분들에게도 쪽지도 남겼다
돌멩이를 치우지 말아달라고....
오늘 저녁 비가 온댔는데
오는비 흠뻑 머금고 기운차렸으면 참 좋겠다
16 년도 사진
17 년도 사진
18 년 현재
17 년도 영상
18 년도 영상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