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장밑제비꽃 2015. 11. 12. 14:12

 

 

 

가을 걷이가 끝난 빈 들녁

오랫만에 볕짚을 만저본다

아부지가 탈곡기에 나락을 털고 나면

뒤도 보지 않고 팔만 뒤로 뻗으셔서 숭숭 던지셨다

그러면 우리는 뒤에 섰다가

떨어지지 않게 한번에 받아서 볕짚을 쌓았다

일종의 분업화 ㅎㅎㅎ

 

어느날

엄마한테 야단을 맞고

볕짚 안에서 밤이 된지도 모르고 잠이 들었는데

부르는 소리를 듣고도

또 혼날까봐 나 여기 있다고 말도 못했던~~~

언젠가 엄마가 이얘기를 하시면서

"밤이되도 안들어옹께 가이나 이자삔줄 알고 얼매나 놀랬는지"

볕짚을 만지작 거리며 피식 웃는데

가자~! 

짝지의 부르는 소립니다 

소시적 내 가을동화도 끝~! ㅎㅎ

 

 

 

 

 

 

 

 

 

 

 

 

새벽같이 나오신 할머니

하이고오 그만하면 됐다고 해도 자꾸 더주시려고...

 

 

도길농장 할머니도

새벽부터 갈아 주신다고

흠은 있어도 먹는데는 지장 없으시다고

자꾸 더 넣어 주신다

 

 

할매 한번 웃어주세요~ 했더니

저리 수줍게 손까지 들고 포즈를 취해 주십니다

왼쪽 빈 소쿠리는 우리가 비웠어요~~~^^

 

 

맛은 청송사과라는 이름값은 제대로 하더라구요~~~^^